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UCPC 2022 예선 후기 본문
처음으로 참가한 대학생 대회다.
팀 구성은 4월 초쯤에 이뤄졌다. 내가 올해에 PS를 열심히 할 것 같지도 않고, 맥레 오렌지밖에 안 되는 평범한 양민 새내기가 빡겜팟을 찾는 건 에바같아서 지인들 채팅방에서 즐겜팟을 모집했다. 글을 올리고 금방 cgiosy, ahgus89, kyo20111 세 명으로 팀을 만들게 됐다. 각각 소개해 보자면,
- cgiosy: 오렌지 주차시켜둔 퍼플 실력 / 웰노운이랑 이상한 걸 위주로 한다.
- ahgus89: 찐렌지에 가까운 오렌지 / 수학(특히 정수론)이랑 애드혹을 잘한다.
- kyo20111: 그냥 레드 / 웰노운이랑 구현을 잘하는 것 같다.
생각보다 꽤 안정적인 팀이 갖춰져서 신기했다. 주때(kyo20111)는 개인대회에선 SCPC 2등 및 코포 레드, 팀대회에선 ICPC 및 UCPC 8등이란 멋진 실적이 있었다. 수학과 능지문제 담당인 모현(ahgus89)은, 출제자로 나올 땐 두렵지만 참가자로 같이 하면 꽤 든든할 것 같았다. 난 버스만 타고 있으면 될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.
예선 전
4월 중순쯤에 사전 수요조사가 있었는데, 난 본선 온라인 개최를 강력히 희망했으나 아쉽게도 본선은 오프라인으로 열리게 됐다.
6월 초엔 어그로가 끌릴만한 팀명을 몇 개 생각하다가, 적당히 '숭실사이버의대를다니고나의성공시대시작됐다'로 정했다.
예선 대회 직전인 6월 28~29일엔 팀연습을 하려고 했지만, 다들 기상 시간이 제각각이라 교집합이 하나도 없어 파토났다. 문제 보는 전략은 대충 주때 ABCD / 모현 EFGH / 나 IJKL 처럼 쪼개기로 했다.
대망의 7월 2일까지도 팀연습따윈 없었기에, 우린 진짜 즐겜팟이 되었다. 난 그냥 인터넷 보면서 놀고 있었고, 다른 둘은 메이플 하다가 왔다. 보이스 켜란 말을 들었지만 난 말보다 채팅이 자신있었기에 굴하지 않고 듣기만 했다.
곧이어 UCPC 예선이 시작됐다. 백준이 터졌다.
예선 중
- 0:02: 주때가 빠르게 A를 제출하고 모현이 E F가 단순 구현임을 알렸다.
- 0:07: H I J를 대충 훑었다.
- I는 딱 봐도 어려워 보였다.
- J는 좀 수학 + 애드혹스러웠다. 폴라드 로로 뇌절을 잠깐 하다가, 모현한테 주기로 했다.
- H는 좀 쉬워보였다.
- 0:15: 모현이 J를, 주때가 C를 짜기 시작했다. 난 H 풀이를 고민했다.
- 0:23: 모현이 J를 맞았다. 역시 수학애드혹고수
- 0:24: 모현이 E를 구현하기 시작했다. 난 H가 카탈란 수를 쓰는 것까지 접근했고, 스택으로 어떻게 구현할지 고민했다.
- 0:28: 내가 H를 짜기 시작했다.
- 0:39: 주때와 모현이 각각 C E를 한 번씩 틀리고, 내가 H를 맞았다.
- 0:41: 주때가 냅색 관련 고민을 말했다 (아마 C 풀이 관련). 솔직히 잘 모르겠어서, 맞을듯? 하고 넘겼다.
- 0:42: F를 잡으려다가, B도 많이 풀렸대서 B부터 잡았다.
- 0:50: B는 살짝 뇌절하다가 많이 풀리는 걸 보고 쉽게 접근하기로 했다. 그냥 w 작은거부터 쓱 하면 될 것 같은 믿음을 가지고 짜기 시작했다.
- 1:02: 선분 교차 짜는 법을 까먹어서 구현에 꽤 애먹었다. 어쨌든 B를 맞았다.
- 1:03: 모현이 E에 9틀을 박고 죽어가는 중이었다. 내가 F를 잡으려다가, 모현이 F 잡고 내가 E를 다시 짜기로 했다.
- 1:05: 모현이 F를 짜기 시작했다.
- 1:10: 내가 E를 짜기 시작했다.
- 1:18: 모현이 F를 맞고 D로 넘어갔다. 주때가 C 맞왜틀의 늪에 빠지고 있었다.
- 1:28: 내가 E를 제출하고 틀렸다. 주때가 C를 맞았다. 스파스 테이블에서 i j를 헷갈려서 틀렸었다고 한다.
- 대회 끝나고 보니 C가 다5였다. 말 없이 쓱쓱 풀길래 별 생각 없었는데 좀 쩌는듯
- 1:37: E를 한참 뚫어져라 보다가 고칠만한 게 없어 보여서 제출해서 맞고 I로 넘어갔다. 틀리면 패널티가 붙으니까 구현해도 제출하기가 무섭다.
- 2:00: 모현이 D 디버깅에 고통받고 있었다. 주때가 소리소문 없이 G를 맞아왔다. 난 I를 한참 보고 있는데 모르겠었다.
- 2:12: 모현이 D를 풀었다. 이걸로 셋 다 유일하게 남은 문제인 I를 붙잡게 됐다.
- 2:30: 한참 고민하다가 수 (Hard)랑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말했다. 동의는 못 받았다.
- 2:34: 주때가 같은 방향 선분 여러 개 겹쳐 있으면 하나로 합쳐도 된단 관찰을 말했다. 모현은 이해했는데 난 이해못했다.
- 반대 방향 선분 있어서 문제라고 하길래 비용 항상
|s-i| + |e-i| + |e-s|
니까 상관없는 거 아니냐고 했다. - 주때가 예제를 보여줬다. 내가 예제 그림 제대로 안 보고 문제 잘못 이해한 상태로 푸는 중이었다 ㅡㅡ;;
- 반대 방향 선분 있어서 문제라고 하길래 비용 항상
- 2:40: 주때가 뭔가 믿음을 기반으로 코딩을 시작했다. 모현이랑 나도 이상한 풀이 하나씩 짜고 있었다.
- 2:59: 주때가 I 제출 후 틀리고 사망했고, 모현은 코딩 중 사망했고, 난 맨하탄 MST 짠 다음 역추적 하려다가 사망했다.
- 3:00: I를 제외하고 모두 푼 9솔브로 대회를 마감했다.
예선 후
14등으로 매우 넉넉하게 본선 컷에 들었다. 패널티가 좀 많이 쌓여서 9솔 꼴찌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니더라 ㅎㅎ;
각자 푼 문제를 정리하면, 다음과 같다.
- cgiosy: H (플3) → B (골2) → E (실1)
- ahgus89: J (골1) → F (골5) → D (플4)
- kyo20111: A (브5) → C (다5) → G (플5)
딱 세 개씩 풀기도 했고, 난이도 배분이 꽤 잘 이뤄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. 아쉬운 점은 A 다음으로 쉬운 문제인 E와 F를 빠르게 풀었으면 어땠을까 싶다. 각자의 단점이라 느껴진 건:
- cgiosy: 애드혹을 그냥 개못한다. 구현이 너무 느리다. 한 번 뇌절하면 끝까지 뇌절한다. 문제를 한 번에 제대로 못 읽는다. 나 혹시 난독증??
- ahgus89: 구현하다 종종 뇌절하는 것 같다. 풀이 잘 내니까 본선에선 키보드 안 잡아도 되지 않을?까?
- kyo20111: 뚜렷한 단점은 모르겠다. 굳이 잡자면 빡센 수학이나 애드혹, 십덕 알고리즘이 나왔을 때 살짝 걱정될 것 같다.
본선에선 나랑 모현이 십덕문제 외에선 입만 나불대고, 주때가 구현을 전부 담당했으면 좋겠단 욕심이 있는데 어떻게 될진 모르겠다. 양심이 살짝 찔리긴 한데 팀에 구현 잘하는 사람이 주때 말고 없다. 난 문제를 뚫어야 될 때나 주때가 잘 모르는 알고리즘 / 자료구조 써야 할 때정도만 키보드 잡는 게 이상적일 것 같다.
팀노트
뭘 짜야될진 정리돼 있는데 나 포함 아무도 안 짠다. 아무리 즐겜팟이라곤 해도 이러다 본선에 팀노트 없이 가는 건 아닐까 ㅋㅋ;